※ 산행지 : 설악산(1,708m)
※ 위치 : 강원도 인제군, 양양군 일원
※ 날씨 : 흐린후 개임
※ 산행코스
한계령-대청봉-희운각-공룡능선(신선봉~1,275봉~나한봉~마등령)-비선대-소공원 (25km)
※ 산행일정
03 : 10 한계령 휴게소, 산행준비 및 시작
04 : 29 한계령 삼거리
06 : 31 끝청
07 : 28 ~ 08 : 13 중청대피소, 아침식사
08 : 26 ~ 08 : 35 대청
08 : 59 소청
09 : 48 ~ 10 : 04 희운각, 휴식
10 : 35 ~ 10 : 38 신선봉
11 : 54 ~ 13 : 16 1275봉, 점심식사
14 : 20 나한봉
14 : 34 마등령 오세암 갈림길 삼거리
14 : 42 마등령 정상
16 : 11 비선대
16 : 44 신흥사
16 : 56 소공원 주차장, 산행종료 (13h 46m)
매년 한두번씩은 가는 설악산을 올해는 아직 가보질 않아 올해 넘기기 전에 가보고 싶어했었는데, 좀 있으면 단풍시즌인지라 산행객이 많을 것을 우려해 마침 있던 대간산행팀의 설악산 구간에 함께 참여했다.
사실 산행 전에 골산이니만큼 바위에 강한 **엣지 아웃솔 등산화를 신을 것인가 산행시간이 좀 돼니까 바위엔 상대적으로 약하더라도 중창에 프레임이 삽입돼 좀 하드한 비브람 아웃솔 등산화를 신을 것인가에 대해 고민했는데, 결국은 산행시간이 좀 길다는 점과 그간의 산행에선 바위를 기어 오르지 않을 땐 별 무리가 없었다는 점을 감안해 발에 피로가 덜한 후자를 택했다.
그러나 이 선택으로 산행시간 내내 미끄러움 때문에 힘들 수 밖에 없었고, 결국은 약간의 부상도 입게 된다.
비브람 아웃솔도 무지 많은 종류가 있고 그 중엔 포우라(Foura) 같은 연질 비브람류가 있지만, 내것은 그런 연질류가 아니었다. (포우라 제품이라고 해서 릿지창보다 미끄럼에 강하지는 않다. 다른 비브람에 비해 상대적으로 그렇다는 것일뿐...)
알고 있었음에도 악수를 둔 셈인데, 추후 산행에선 이번 산행이 좋은 경험으로 작용할듯 싶다.

▲ 한계령 휴게소 한켠의 옛오색령 비석
산행준비를 마치고 줄지어 산행을 시작한다.
함께하고 있는 대간팀원들에겐 백두대간의 한 구간이겠지만 내겐 무슨 의미일까...?
그냥 가장 좋아하는 산행지...? ㅎㅎ

▲ 한계령 삼거리 이정표
우리가 올라온 한계령과 서북릉의 맹주 귀때기청봉 방면, 그리고 가야할 대청봉 방면이 나뉘는 갈림길이다.
사실 설악산에선 이정표가 잘 돼있어서 정규등산로를 산행한다면 알바할 일이 없지만, 이 날은 동갑내기 팀원 한명이 귀때기청봉 방면으로 가고 말았다.
무박이라서인지 비몽사몽 간에 때마침 서북릉으로 향하는 산행팀을 따라 갔던 모양이다.
귀때기청봉을 넘어 가고 있다 돌아온 모양인데 후에 공룡능선의 1,275봉에서 따라잡았으니 식사도 하지 않은채 그가 얼마나 열심히 산행했는지 말 안해도 알만하다.
그나저나 신고 간 등산화 때문에 바위, 특히 물기가 마르지 않은 바위에서 너무 미끄러지는 통에 산행 초반부터 아주 기냥 힘들어 환장할 지경이다.
가뜩이나 야간산행은 랜턴을 켜도 별 도움이 안돼는 불량 눈이라 힘든 판인데...

▲ 끝청 이정표
끝청에 가까워지며 주위가 밝아진다.
날은 그다지 좋지 않지만 해가 떠오니 발의 착지점이 좀 안정적인 곳을 밟게 돼고 그나마 미끄럼에 덜 시달리게 된다.

▲ 끝청에서 바라본 점봉산, 서북릉 파노라마(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음)
날씨가 좋진 않지만 점봉산과 귀때기청 사이 뒷쪽으로 구름이 바다를 이루고 있음이 눈길을 끈다.
좌측의 계방산이나 오대산 방면으로는 안개인지 구름인지 때문에 조망이 거의 없다.

▲ 중청을 돌아서며 시야에 들어온 중청대피소와 대청봉
아... 대청봉이 구름에 쌓여있다...
내게 대청봉에서의 맑은 날은 한번 뿐이었는데 오늘도... 그냥 후미가 붙기를 기다려 분노(?)의 아침밥을 퍼 넣는다.
ㅜ.ㅡ

▲ 대청봉 정상
중청대피소에서 아침을 먹고나니 대청봉은 다녀올 사람만 갈 모양이다.
날씨가 좋던 안좋던 가봤던 안가봤던 정상 집착증세가 있는 내가 목전에 둔 정상을 안갈리는 없고... 그냥 오른다.
올라보니 의외로 어느 정도는 조망을 열어줬는데, 대청봉도 내게 미안했는가 보다.
너무 내 마음대로 해석한건가? ㅋㅋ
※ 대청봉에 대해
예전에는 청봉(靑峰), 봉정(鳳頂)이라 했는데, 청봉은 창산(昌山) 성해응(成海應)이 지은 《동국명산기(東國名山記)》에서 유래되었다고도 하고, 봉우리가 푸르게 보인다는 데에서 유래되었다고도 한다. 공룡릉, 화채릉, 서북릉 등 설악산의 주요 능선의 출발점으로 내설악, 외설악의 분기점이 되며, 천불동계곡, 가야동계곡 등 설악산에 있는 대부분의 계곡이 이 곳에서 발원한다. 인근에 중청봉, 소청봉이 있다. 정상은 일출과 낙조로 유명하며, 기상 변화가 심하고 강한 바람과 낮은 온도 때문에 눈잣나무 군락이 융단처럼 낮게 자라 국립공원 전체와 동해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늦가을부터 늦봄까지 눈으로 덮여 있고, 6, 7월이면 진달래, 철쭉, 벚꽃으로 뒤덮이며, '요산요수'라는 글귀가 새겨진 바위와 대청봉 표지석이 있다. 정상까지 오색 방면, 백담사 방면, 설악동 방면, 한계령 방면의 코스가 있는데, 오색에서 설악폭포를 거쳐 정상에 오르는 6㎞(약 4시간 소요)가 최단거리 코스이다.

▲ 대청봉에서의 조망 #1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음)
가장 좌측 뒤쪽으로는 계방산이나 오대산군이 보일만한 위치인거 같은데 구름 때문에 보이질 않는다.

▲ 대청봉에서의 조망 #2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음)
이 방면에서 가장 눈길을 끈 곳은 역시나 금강산이다.
이렇게 보면 철조망 같은 것도 안보임에도 가볼 수 없는 곳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 따지면 남한의 산도 공식적으로는 갈 수 없는 곳이 많네... ㅎㅎ

▲ 대청봉에서의 조망 #3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음)

▲ 소청 이정표
소청부터 희운각까진 한시간 가까이 계단 내리막이다.

▲ 희운각 위를 선회하던 헬리콥터

▲ 희운각 대피소
후미가 붙기를 기다려 함께 휴식시간을 갖는다.
그나저나 너무 용을 써서인지 오른발 엄지 아래에 물집이 잡혔다.

▲ 신선봉
공룡능선에서 우리의 진행방향으로 첫 봉우리이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공룡능선은 가히 한폭의 그림과 같다.
※ 공룡능선에 대해
옛 문헌을 보면 지금의 대청봉이 있는 양양, 속초의 산만을 `설악'이라 제한하였고, 귀때기청봉이 있는 인제 쪽의 산을 `한계산'이라 따로 지칭했다. 그 예로 안산 남쪽 장수대 부근에 있는 한계산성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진부령에서 대청봉까지 이어지는 북주능의 백미는 뭐니뭐니 해도 수많은 암봉들로 구성된 공룡능선인데 이 코스가 바로 북주능의 등뼈 역할을 하는 공룡능선을 가장 짧은 시간에 주파할 수 있는 길이다. 이 능선은 1963년 겨울, 당시 한국의 암벽등반 선구자이던 선우증옥, 정규현, 채태웅씨 등이 처음으로 완등한 이후 산악인들로부터 각광을 받다가 최근엔 일반인들도 할 수 있을만큼 등산로가 닦여 있다.

▲ 신선봉에서 바라본 공룡능선과 울산바위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음)

▲ 1,275봉 이정표
이곳에서 후미를 기다려 같이 점심을 먹고 휴식시간도 갖는다.
1,275봉 정상은 등산화가 너무 미끄러워 오르지 않았다.

▲ 1,275봉 아래에서 바라본 마등령 사면
가운데 쯤의 뾰족 바위봉이 세존봉이고 그 아래가 마등령에서 비선대 방면으로의 하산길이다.

▲ 나한봉의 위치표시목
나한봉을 오를 때 근근히 버티던 등산화가 드디어 사고(?)를 친다.
물기있는 돌을 밟아 미끄러지며 왼발 정강이를 뭔가에 부딪혔는데 뒤따르고 있던 청수도령이 괜찮냐고 물는다.
그 순간엔 별 느낌이 없어서 괜찮다고 했지만 몇걸음 떼니 그제서야 눈물 빠지도록 통증이 밀려든다.
졸라 아프긴 하지만 느낌상 골절은 아닌듯 싶어 애써 무시한채 터벅터벅...
버벅거리고 있기엔 하산코스도 만만치 않다.

▲ 마등령 오세암 갈림길
이정표상 비선대 방면으로...

▲ 마등령 정상을 오르며 바라본 화채봉
가운데 위쪽에 구름 낀 곳이 화채봉

▲ 마등령 정상의 안내판

▲ 비선대 다리위에서 바라본 좌측 미륵봉(장군봉), 가운데 형제봉, 우측 적벽

▲ 비선대 다리 위에서 바라본 천불동 계곡

▲ 신흥사 철불

▲ 소공원 게이트(산행종료)
개인적으로 물집도 잡히고 부상도 있었지만 그나마 산행은 잘 마친듯 싶다.
P.S.
다음 토요일에 오색-대청봉-귀때기청봉-대승령-남교리에 이르는 서북릉 풀코스 산행기회가 있어 별다른 일이 없으면 또 한번 설악에 오려 했는데 어려울듯 싶다.
오른발 물집이야 곧 낫겠지만 아무래도 왼발 정강이 부상은 회복에 시간이 걸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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