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일을 마른 시체처럼 살았다.
하염없는 생각이나 특별한 행동이나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무엇을 먹을까, 어떤 책을 볼까 정도의 고민을 하며,
냉장고의 문을 열고, 닫고의 지속적인 반복과 약간의 차이만 있었을뿐...
나의 하루 하루는 그렇게 지나갔다.
얼마나 더 이렇게 살 수 있을까.
이름질 수 없는 무형의 갈증에 목이 타 들어간다.
온몸으로 살아 있음이 차츰 소멸되며, 단축 되어감을 느낀다는 건
아주 아주 불유쾌하고, 말로는 표현될 수 없는 이해 불가능한
중증의 상태란 생각이 든다.
이 깊은 잠에서 다시 깨어날 수 있을까.
시 한구절이 생각난다.
"한 선 끝에
그대 가고
다른 선 보이지 않는 저 끝에
내가 오고 있다."
선들 위에 비스듬히 서서 흔들리며,
그 오묘한 감정의 느낌으로 중심을 잡으며
보이지 않는 먼 곳에서
우리를 서로 느끼게 한다.
나의 삶에서 얼마나 많은 희망들이 상실되어 사라질까.
잠자고 있던, 그러면서 줄곧 기다리고 있는 그 의미들.
[괄호에] 갇혔지만 자신을 깨워 새롭게 할 외침소리에 열중하며
[괄호에서 나갈] 준비를 하고 있는 의미들.
[괄호에] 갇힌 희망들은
[몸을] 부르르 떨며 나를 부르고, 내가 그것을 알아채는 순간
환하게 옅은 빛을 띠며 나의 삶을 감싸는 듯 하지만,
갑자기 구름이 드리우고 바람이 세차다.
선들이 흐려진다.
두 눈을 지긋이 감고
구름낀 하늘을 바라본다.
[파랗다] 그리고 [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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