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이야기/산행기억

속리산 동릉 - 천황봉 [2006/01/21]

낭만칼잡이 2006. 1. 21. 00:30


 
※ 산행지 : 속리산 (1,058M)

 
※ 위치 : 충북 보은군, 경북 상주시 일원

 
※ 산행코스

화북면사무소 - 사모봉 - 831봉 - 876봉 - 입석대 - 비로봉 - 천황봉 - 장각동

 
※ 산행일정

07 : 00 산행동료 성용과 접선 및 출발

08 : 45 화북면사무소 도착 및 산행준비

09 : 00 산행시작

10 : 35 사모봉 (736M)

11 : 45 831봉, 해주오씨묘

12 : 40 876봉

13 : 15 ~ 13 : 55 점심식사

14 : 50 속리산 주능선 도착, 입석대 (953M)

15 : 45 ~ 16 : 15 천황봉 (1,058M)

16 : 25 천황봉 아래 헬기장, 본격 하산

17 : 30 장각동 관리사무소

18 : 00 장각폭포, 화북면사무소로 도보이동

18 : 45 화북면사무소 도착 차량 회수

21 : 05 보은에서 저녁식사후 집 도착

 
작년 연말쯤 속리산 장각동 계곡의 등산로가 15년간의 자연휴식년제에서 풀려 금년 1월 1일부터 개방된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었다. 



공식적으로 닫혀져 있었던 코스에 대한 궁금증이 생겨 산행의 정신적 지주인 배우형에게 그 코스에 대해 물었더니, 형은 거기보단 동릉코스를 추천한다. 일찌기 배우형이 추천하는 곳에 대한 믿음이 있었던지라 마음에 담아두고 있다가 연초에 성용이와 의기투합하고 이번에 실행에 옮긴다.

 
07 : 00 출발 



집을 나서자 약간 한기가 느껴졌지만 그다지 춥지는 않을 것 같다. 집 근처의 교차로에 서서 담배 한대 피우자 곧 성용이가 도착한다. 서로 인사를 나누고 속리산을 향해 출발한다. 코스가 좀 험하다는데 전번 산행지였던 두타산 때 많이 아팠던 왼쪽 다리가 마음을 누른다. 전혀 잠을 못잔 눈꺼풀도 자꾸 눌리고...

 
08 : 45 화북면사무소 도착 및 산행준비 


화북면사무소에 도착 후 주차장에 주차를 한 후 산행준비를 하고 인근 S-OIL 주유소에서 화장실도 빌려쓴다. 일(?)을 마치고 나와 면사무소 옆의 보호수 옆에 서서 오늘 산행코스의 첫번째 봉우리인 사모봉(736M)을 올려다 보며 마음을 가다듬는다.



<화북면사무소와 마을 앞 보호수>

산행을 위해선 보호수 뒷길로 들어서면 된다. 




 
09 : 00 산행시작 


마을로 들어서 산행들머리가 돼는 곳을 찾는다. 허나 사진에서 보고 또 배우형이 얘기해준 곳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그냥 마을을 통과해 밭을 건넌다. 산 아래 도착해 들머리를 찾는데 배우형에게 전화가 온다. 아마 격려차 전화하신 모양이다. 순간 우리도 들머리를 찾아내고 본격 산행을 시작한다. 
이곳에 대한 사전정보상 산행코스가 꽤 험하다고 들었는데 초입 얼마간은 만만하게 시작한다. 하지만 30분쯤 지나면서부터는 결코 만만하지 않은 경사로 바뀐다. 땀이 많이나 이때부턴 페이스 마스크를 벗어 아예 배낭에 넣어 버린다. 

그러던 중 위가 평평한 널찍한 조망바위에 도착한다. 그곳에 서서 우리가 올라온 곳을 내려다보니 아침햇살에 빛나는 마을이 참 예쁘게 보였다.

 
10 : 35 사모봉 (736M) 


조망바위에서 좀 쉬면서 위를 올려다보니 사모봉이 그리 멀지 않은것 같다. 조망바위 위쪽으로 길이 있는것 같아 한동안 치고 오르니 앞장섰던 성용이가 길이 없다고 한다. 할 수 없이 다시 조망바위 쪽으로 내려와 원래의 길로 산행을 계속한다. 성용이와 '우리 오늘도 알바했네~?'라며 웃어본다. 
사모봉의 정상부는 거대한 바위들이 쌓여 이루어진 봉우리인데 그곳을 오르기 위한 등산로는 진행방향의 왼쪽으로 바위들을 싸고 돈다. 한 무리의 바위를 오르고 나니 다시 평평한 조망바위가 나온다. 아까의 그것보다 훨씬 널찍하다. 그곳에 앉아 가저간 귤하나 까먹는다. 
사모봉에 오른다. 정상임을 알리는 표지석 하나 없지만 정말이지 황홀한 조망이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산군의 멋진 모습과 함께 특히, 속리산의 주능선이 一자로 펼쳐진다. 이어지는 예술한판~ ^^

<사모봉을 오르기 위한 첫번째 로프>

 

<사모봉에서 산수유 릿지를 배경으로>

 

<사모봉에서 바라본 속리산의 주능선과 가야할 능선 조망>
 
 
 
11 : 45 831봉, 해주오씨묘

다음 목표인 831봉을 향해 사모봉을 내려선다. 두어번 로프를 타고 급한 경사를 조심조심 내려간다. 어느 정도 내려선 후 다시 오르는데 한떼의 산죽군락이 나타난다. 이후 산죽들은 많고 적음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하산 때까지 계속 함께 한다.

831봉을 향하는 이 길은 조망이 그다지 뛰어난 편은 아닌듯 하다. 특이한 점이라면 이곳엔 제법 정돈된 묘지 한기가 위치하는데 해주오씨묘이다. 한자로된 비석을 읽어보긴 하는데 대체 뭔소리를 써놨는지 알 수가 없다. 묘지 위쪽에 앉아 잠시 휴식을 하고 한동안 능선의 오솔길을 따라 진행한다. 그러던중 831봉 직전에 90도에 가까운 10M 정도 높이의 직벽이 앞을 막는다. 다행히 로프가 드리워져 있어 용써가며 오른다. 바위가 미끄럽지 않아 위험하진 않다.

여기서부턴 슬슬 배가 고프다.


<로프타는 나... 아우~ 심들어~ 살빼야지... -_-;>

 





<해주 오씨묘>
 
 
12 : 40 ~ 13 : 55 876봉, 점심식사

제법 경사가 가파르고 오르락 내리락 등락이 많다보니 나 정도의 체력으로 많이 힘들다. 예정보다 많이 지체되고 있다.

그래도 876봉에 오른다. 멀리서 보이던 속리산의 주능선이 이제 가까이 다가서 있다. 하지만 이곳을 오기전 본, 어느 사진이 곁들여진 산행기에 소개된 이른바 '안고도는 바위', '엎드려 통과하는 바위'가 나오지 않아 성용이와 '우리 다른 길로 온게 아닐까'하는 불안감을 느끼기도 한다.

그래도 먹어야 사는 법... 정상부의 적당한 곳에 자리를 펴고 라면을 끓이고 점심을 먹는다. 성용이는 또 젓가락을 가져오지 않았다. ㅋㅋ


<876봉>
 
 
14 : 50 속리산 주능선 도착 (입석대)

점심식사 이후 얼마가지 않아 성용이와 내가 바랬던 하이라이트가 연이어 나타난다. 이른바, 배낭을 맨채로 통과할 수 없다는 좁은 바위틈 구간과 안고도는 바위, 엎드려 통과하는 바위 등이 그것이다. 좁은 바위틈 구간은 쉽게 올라왔는데 그 위쪽의 안고도는 바위는 좀 문제였다. 높이 1.5M 정도 차이가 나는 바위를 높은 쪽에서 낮은 쪽으로 건너야 하는데 그 사이가 절벽이다. 착륙점이 좁고 경사가 심해 뛸 수 있는 여건도 아니다. 솔직히 겁먹고 우회로를 살핀다. 하지만 우회로가 없음을 확인하고 다시 그곳에 선다. 먼저 건나간 성용이가 잡아주려고 자리를 잡는데 성용이까지 위험해질 거 같단 생각이 드니 정신을 차리게 된다. 로프를 고쳐잡고 체중을 서서히 기울이며 발을 뻗는다. 별거 아니다. 괜히 겁만 잔뜩 집어 먹었다. -_-;

생각해보니 처음 시도때 로프를 너무 짧게 잡고 하체만 내밀다 보니 도저히 건널 수 없을거 같이 느꼈던거 같다. 그러고 나서

경사를 몇미터 올라가니 이번엔 엎드려 통과하는 바위다. 갈라진 바위틈을 기다시피 통과해야 한다. 옆쪽은 역시 절벽이지만 여긴 재미있게 통과할 수 있는 곳이다. 이제 주능선과 합류하는건 산죽군락지만 오르면 된다. 경사가 꽤 심한데 눈에 발자국이 난채로 얼어붙어 있어 마치 계단오르는 것 같은 효과를 느낄 수 있다. 힘겹게 올라서 속리산 주능선과 만난다. 그리고 나선 바위위에 올라가 휴식을 취하며 성용이와 함께 우리가 지나온 동릉을 되짚어 본다.



<배낭을 맨채 통과할 수 없다는 바위틈 구간>
 

<안고 도는 바위>
 

<엎드려 통과하는 바위>

<주능선에 올라서기 위한 마지막 급경사>
 

<주능선 도착후 어느 바위 위에서 지나온 동릉을 배경으로> 

 
15 : 45 ~ 16 : 15 천황봉

동릉과 주능선의 교차점 이후는 그래도 잘 알려진 코스인지라 등산객들이 제법있다. 그래서 그런지 눈이 다쳐진채로 얼어붙어 있는 곳이 여러군데 있는데 나도 성용이도 귀찮다는 이유로 아이젠을 착용하지 않은채 진행한다. 비로봉도 그냥 통과한다. 거대한 바위굴 같이 생긴 곳을 지나고 용을 써가며 천황봉을 오른다. 동릉을 타고 오는 동안엔 一자 형태의 주능선을 봤다면 여기선 왼쪽으로 꺾인 I자 형태의 주능선을 볼 수 있다. 속리산의 매력을 한껏 느껴본다.

이곳에서 우리 외의 사람과 처음으로 대화를 나눈다. 서울에서 오신 아저씬데 법주사 쪽에서 올라오신 모양이다. 커피도 권해주셔서 마시며 인근 산들에 대한 얘기도 잠깐 나눈다. 이후 사진을 찍다보니 천황봉에서의 시간이 어느덧 30분이나 지난다. 이제 하산을 해야 할듯하다.



<주능선 도착 이후 천황봉 가는 길 #1>
 

<주능선 도착 이후 천황봉 가는 길 #2> 
 

<주능선 도착 이후 천황봉 가는 길 #3>
 

<주능선 도착 이후 천황봉 가는 길 #4> 

<천황봉 정상에서 속리산 주능선 조망> 
 

<천황봉 정상 컷> 

16 : 25 헬기장

천황봉에서 올라온 길로 10분쯤 조심조심 내려가니 헬기장이 나온다. 여기서부터 장각동 계곡 방향으로의 본격 하산을 시작한다.

 
17 : 30 장각동 관리사무소

장각동 등산로는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15년간의 자연휴식년제에서 금년부터 풀린 곳이다. 생각엔 등산로가 희미할 것 같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그만큼 자연휴식년제 기간동안에도 사람들이 많이 다녔다는 반증일터다. 암튼, 하산길은 내려가는 끝까지 비교적 무난하다. 거의 내려와서는 계곡과 함께 하는데 여름엔 제법 좋은 휴양지가 될거 같단 생각이다. 제법 이쁜 다리 두개와 산죽길을 가로지르니 어느덧 장각동 관리사무소이다.


<하산을 조금 앞두고>
 
 
18 : 45 화북면사무소

장각동 관리사무소 이후 도로변 마을까지 한참을 아스팔트 길을 따라 내려온다. 해가 떨어져 한기가 느껴지는데 장각폭포가 나타나 다시한번 예술활동의 의욕을 불타게 한다. -_-; 장각폭포에서 올라와서 도로변은 금방이다. 도로변 마을 입구에서 술한잔 하신 동네 어르신에게 화북면사무소행 버스를 물으니 걸어가도 2Km 정도랜다. 걷기로 한다.

허나 걸어도 걸어도 불빛 하나 안나온다. 술 먹은 사람이 하는 말 괜히 믿었다고 자책도 해본다. 해가 완전히 떨어진 시골 도로를 어둠을 헤치며 걷고 있자니 그간의 피로감과 졸음이 몰려온다. 그래도, 시계 거꾸로 달아도 시간은 간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걷다보니 면사무소에 도착한다. 피곤했지만 아주 즐거웠던 오늘 산행을 이렇게 마친다.

 
21 : 05 집

대전으로 돌아오다보니 배가 많이 고프다. 대전에 도착해서 식사하기엔 너무 늦을거 같아 보은에 들러 뼈다귀 해장국 한그릇씩 해치운다. 체력소모가 많았던 탓인지 너무너무 맛있게 먹는다.

이후, 어느덧 대전에 도착하고 오늘의 긴 일정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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